이재승 (대구교대 국어교육과)
 
        가. 작문의 정의
        나. 작문의 중요성
        다. 작문의 특성
 
 
  작문은 글을 생산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물론 그 행위를 하는 과정과 그 행위의 결과로 얻어진 것(글)을 모두 포함한다. 그런데 과거에는 작문의 의미를 글쓰기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면서, 필자 측면에서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오면서 작문 행위를 필자의 고립된 행위가 아니라 독자와의 상호작용 행위로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에는 작문이라고 하면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오면서 알고 있는 것을 나열, 전달하는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식(의미, 내용)을 구성해 내는 행위로 보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작문 행위를 조작적으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작문은 필자(저자, 또는 작자)와 독자와의 상호작용 행위로 문자를 통해 자신의 의미를 생성하고 정교화 해 가는 의미 구성 행위이며, 일종의 문제 해결의 과정이다.
 
  여기에서 작문은 독자와의 상호작용 행위란 점, 그리고 문자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 단순히 알고 있는 의미(내용)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하고 정교화 하는 의미 구성 행위라는 점, 글쓰기는 문제를 접하고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며 사고 과정이라는 점, 본질적으로 완성된 결과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의사소통 도구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말과 글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의사소통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하느냐가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글쓰기를 통해 논리적,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정서 등을 목적이나 독자, 주제 등의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이다.
  둘째, 글쓰기는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개발하는 데 주된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논술 시험을 치르는 것은 단순히 글재주만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사고를 하고 있는지를 보려고 하는 것이다. 논술은 자신의 사고 수준을 나타내는 행위인데, 다른 편에서 보면 논술 활동을 통해 높은 수준의 사고를 키울 수 있다. 논술 활동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 활동은 사고 활동이며, 주제나 목적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사고를 요하는 활동이다. 좋은 글을 완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글을 완성하기까지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극단적으로 좋은 글을 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사고 활동을 했다면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셋째, 글쓰기는 학습의 주된 수단이 된다. 어떤 교과이든 글쓰기 행위를 통해 해당 교과의 학습을 하게 된다. 그 교과에서 생성된 지식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기록해 두는 수단으로서도 글쓰기를 활용하지만, 글쓰기 행위 자체가 그 교과의 지식을 만들어 가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글쓰기는 모든 교과 학습의 토대가 된다.
  넷째, 글쓰기는 다른 언어 기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 다양한 글쓰기 활동은 듣기나 말하기, 읽기 능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작문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듣기나 말하기, 읽기 등에도 우수함을 보인다.

  이밖에도 글쓰기는 일상의 삶이나 학문 상황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 정서를 함양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 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핵심 수단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행위이다.

 
글쓰기는 의사소통 행위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위해 말하기와 듣기를 하기도 하고 읽기와 쓰기를 하기도 하며, 넓게 보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그림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 중에서 글쓰기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의사소통의 한 방법이다. 의사소통성은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라 할 수 있다.
   
글쓰기는 의미를 생성하는 활동이다.
   

  글쓰기는 단순히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문자로 옮기는 행위가 아니다. 의미(지식)를 구성해 나가는 행위이다. 즉, 글을 쓰는 과정에서 애초에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삭제, 변형,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이 곧 의미 생성의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글쓰기는 일종의 문제 해결 행위이다.
   
  글쓰기 행위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개입되어 있고 그 상황에서 여러 가지를 선택, 조정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독자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써야 하는 내용과 조직 방식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같은 독자라고 하더라도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는 제시하는 내용과 조직 방식 역시 달라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글을 쓰기 전에 독자나 글의 주제, 시간 등을 고려하여 목적을 설정하고 계획을 한 다음에 글을 써 나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작용하는 여러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용을 선택, 조정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조정하는 행위를 해 나간다. 초고를 쓴 다음에 고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곧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글쓰기 행위는 사고 행위이다.
   
  글쓰기라고 하면 ‘글재주’만을 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쓰기 활동은 본질적으로 사고 활동이다. 다른 교과나 활동에 비해 글쓰기 활동을 통해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어떠한 과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논리적 사고력뿐만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등 우리가 사고력의 범주에 포함하는 여러 종류의 사고력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다. 한편으로 글쓰기 활동은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문자로 나타내는 행위가 아니라 분석하고 비판, 종합하는 사고 활동이기 때문에 이른바 고등 정신 기능이 필요하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글쓰기는 고등 정신 기능을 기르는 데 적합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글쓰기는 독자와의 상호작용 행위이다.
   
  과거에는 작자(필자)가 글을 쓰고 독자가 이것을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쓰기와 읽기 행위를 규정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쓰기 행위든 읽기 행위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작용 관계로 그 행위의 본질을 규정하고 있다. 쓰기의 성격에 대한 이론의 변화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여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완성된 글 자체를 강조하는 형식주의 이론이 쇠퇴하고 필자 개인 내에서 일어나는 사고 작용을 강조한 개인적(인지적) 구성주의에서 필자와 독자들 간의 관계를 강조하는 사회적 구성주의 또는 대화주의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글쓰기는 문자를 다루는 행위이다.
   
  글쓰기가 사고 행위라는 점에서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과학 실험을 하는 것과 유사하며 노래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활동과도 유사하다. 이들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사고 행위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얻어가는 방법은 다르게 마련이다. 수학은 수식의 기호를 통해 일어나며, 음악은 운율을 통해, 미술은 선이나 색을 통해 주로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다. 글쓰기는 주로 문자를 통해 그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이들 활동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글쓰기는 하나의 기능이다.
   
  기능이라는 점에서 보면 자전거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이나 테니스를 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물론 이들 기능은 신체 기능이고 글쓰기는 지적 기능이다. 테니스를 잘 한다고 하는 것은 테니스에 대해 많이 알고 있거나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테니스를 잘 한다’라고 할 때의 의미는 곧 기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뜻한다.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글쓰기에 대한 지식 자체도 필요하고 글쓰기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쓸 수 있는 기능으로, 이것은 알고 있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나타낼 수 있는 능력, 즉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은 숙달하기가 어려운데 방법을 알고 꾸준히 연습을 할 때 조금씩 증진되는 속성이 있다. 일단 숙달된 기능은 좀처럼 잃지 않는 것도 기능이 가지고 있는 속성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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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rah Park♡ :